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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격의 기원은 가무(歌舞)와 강신(降神)

무당이란 고대 신교에서 제의를 주관하는 사람이었다. 대개 춤으로 신을 내리게 하고 노래로 신을 즐겁게 햇으며,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여 재앙을 피하고 복을 받게 했다. 그러므로 춤과 노래가 무격의 기원이라 할 수 있겠다.

설문남자를 격()이라 하고 여자를 무()라 한다. 서개(徐鍇)가 말하기를 능히 신을 볼 수 있는 자라 했다.

상서감히 언제나 궁중에서 춤을 추고 술에 취해 방에서 노래하는 것을 당시 사람들은 무풍(巫風)이라 했다.“이에 대한 주석()에서는 춤과 노래로 신을 섬기는 까닭에 춤과 노래를 무당의 풍속이라고 했다.

한서석의왕씨(王氏)가 말하기를 여자로, 능히 형체가 없는 것을 섬기고 춤으로 신을 내리게 하는 자를 무격이라 한다고 했다.“

주자어류무당이란 춤으로 신에게 정성을 다하는 이다. ()란 공()이라는 글자의 양변(兩邊)에 인()이라는 글자를 쓴 것인데, 이것은 춤추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무당이란 기우제 따위에서 신에게 의탁하는 존재로, 모두 반드시 춤을 추는데, 이는 화기(和氣)와 통하여 신명(神明)에 도달하기 위한 것이다.“

오주연문장전산고지금 향촌에서 여자 무당고 남자 박수가 둥둥 북을 치며 재잘재잘 주문을 읊조리고 나풀나풀 춤으 추는데, 귀신을 쫓아내고 신을 내리게 한다고 일컫는다.“

 

무격의 다른 이름

여자무당

[무당(巫堂)] 우리말에 여자 무당을 무당(Mutang)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여자 무당이 굿을 하는 곳을 당()이라 하는데, 예컨대 국사당.성황당.산신당.미륵당.칠성당.도당(都堂).신당 등이 그것이다. 이것과 여진족의 살만(薩滿)이 당자(堂子)에서 신을 제사하는 것과 풍속의 근원이 같은 것이다. 고려사를 보면 공양왕 3(1391)정당문학(政堂文學) 정도전이 상소하기를 전하께서 즉위한 이래 불교의 도량이 궁궐보다 높이 솟았고 법석(法席)이 사찰에서 항상 베풀어지며, 도교 사원에서의 초()가 시도 때도 없이 거행되었으며, 무당에서의 일은 번거롭고 어지럽사옵니다라고 했는데, 이를 통해 무()와 관련된 것을 당()이라 했음을 입증할 수 있다.

 

[만신(萬神)] 우리말에 여자 무당을 만신이라 한다. 대개 무당은 제사지내지 않는 신이 없기 때문에 만신이라 칭하는 것 같다. 만신이라는 칭호의 유래는 대단히 오래되었다. 포박자를 보면 황제가 동쪽으로 청구에 이르러 풍산(風山)을 지날 때 자부 선생을 뵙고 삼황내문을 받아 만신을 소집하여 검열했다.“운운하였다. 이를 보면 만신의 칭호는 청구에서 비롯되었으며 선서(仙書)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한다. 대개 상고시대에는 신과 선()을 크게 구별하지 않았으므로 서로 혼동하여 말한 것 같다.

 

남자 무당

[박사(博士)] 우리말에 남자 무당을 박수(博數)라 하는데, 박사라 하는 것은 복사(卜師)의 와전이 아닌가 한다. 무속 서적을 보면 복사를 박사라 칭했는데, 주역박사(周易博士). 다지박사(多智博士) 등이 그것이다.

 

[화랑(花郞)] 우리말에 남자 무당을 또한 화랑이라 한다. 조선왕조실록에서 말하기를 성종 2(1471)에 대사헌 한치형이 상소하여 화랑이라 일컫는 남정네가 있는데 속임수를 써서 사람의 재물을 취하는 것이 마치 여자 무당과 같습니다라고 했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서 말했다. ”살펴보건대 신라시대에는 미남자를 뽑아 장식을 했고, 그 무리들로 하여금 모여 놀게 하면서 그들이 하는 행동을 관찰했다. 이를 이름하여 화랑이라 했으며, 때로는 낭도, 혹은 국선(國仙)이라 했으니, 영랑(永郎).술랑(述郎).남랑(南郞)역시 모두 이 무리이다. 지금 세속에서 남자 무당을 화랑이라 하는 것은 원래의 뜻을 잃은 것이다.

정약용의 아언각비에서 말했다. “화랑이란 신라 귀족의 명칭이다. 그러므로 요즈음 천한 무당의 남편이나 창우(倡優)를 화랑이라 하는 것은 잘못이다. 당나라 영호징의 신라국기에서 이르기를 사람들의 자제들 가운데 아름다운 자를 뽑아 분을 바르고 꼽게 단장하여 이름을 화랑이라 하고 나라 사람들이 모두 높이고 섬겼다고 했다. 또 우리나라 역사책에서는 화랑이라 하여 단장을 하니 무리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혹은 도의를 연마하고, 혹은 가락으로 서로 즐겁게 하고, 명산대천을 돌아다녀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고 했다. 생각하건대 화랑의 복장이 곱고 화려하고, 오늘날 창부의 복장 또한 화려하므로, 멋대로 하랑이라는 이름을 칭한 것이라 하겠다.

이규경의 무격변증설에서 말했다.

남자 무당을 화랑 혹은 박사라 칭한다. [신라사에서는 진흥왕 병신년(576)에 나이 어린 미남자를 뽑아 화랑으로 삼았다고 했다. 그런데 남자 무당을 화랑.박사라 하는 것은 혹시 그 아름다운 이름을 가져다가 멋대로 자기들을 호칭으로 삼은 것이 아닌가 한다.].”

 

이능화가 살펴보건대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풍속에서는 남자 무당을 가리켜 화랑이라 한다. 그리고 서북 양도(평안도와 함경도)에서는 화랑을 천한 창기(倡妓)나 유녀(游女)의 별칭으로 사용한다. 예컨대 사람을 욕할 때 너는 보잘것없고 천한 창부 화랑년의 자식이라 것이 그것이다. 생각하건대 신라 진흥왕 때 처음으로 남모(南毛)와 준정(俊貞)이라는 두 미인을 받들어 원화(源花)로 삼았고 무리 3백명을 모았다. 그러나 두 여자가 서로 질투하여 준정이 남모를 유인하여 죽이는 일이 있었다. 이에 아름다운 여자를 선발하여 아름답게 꾸미고, 이름하여 화랑이라 했다. 그래서 여기에 빗대어 욕설이 된 것이 아닌가 한다.

 

[낭중(郎中)]조선왕조실록연산군 9년 계해(1503) 4월 갑자(28), 왕이 경연(經筵)에 납시었다. 시독관 권홍이 말하기를 듣자옵건대 하삼도(충청도.전라도.경상도)에서는 굿을 할 때 반드시 남자 무당을 쓰는데, 이를 이름하여 낭중이라 합니다. 이들이 사족의 집안을 출입하면서 추한 소문이 많고, 심지어는 여자 옷으로 변장하여 출입한다고 합니다. 안침이 관찰사가 되어 그 폐단을 강력하게 고쳐나가 그 풍습이 조금 줄어들긴 했습니다만, 아직도 충분하지 못합니다. 그러하오니 바라옵건대 하삼도에 명령을 내리셔서 더욱 엄격하게 금지하도록 하소서했다. 그러나 왕은 답하지 않았다.

이능화,조선무속고,2018,창비,7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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